투자전쟁(Hedgehogging)
헤지펀드 사람들의 영광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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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시련과 얼어 죽은 개구리의 교훈

“네 투자 경험을 불의 시련이라고 생각해라. 레버리지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그리고 손실을 줄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으면 그걸로 됐다. 하지만 네가 경험한 실패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배우지는 마라. 마크 트웨인의 소설에 나오는 개구리는 되지 말란 말이다. 이 개구리는 뜨거운 난로 위에 앉았다가 혼이 난 뒤로는 다시는 난로 가까이에 가지 않았고, 결국 난로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음에도 얼어 죽고 말았지.”

개인 투자자가 전문 투자가를 이기는 방법

일반 투자자가 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릴 승산이 있을까? 있다. 장기적인 자산 배분 결정은 스스로 내릴 수 있다. 만일 일반 투자자들이 추세적 주기나 순환적 주기 혹은 경기 순환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또 소위 ‘청개구리식 투자’를 이해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인덱스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추세적 약세시장과 순환적 약세시장의 차이

추세적 약세시장과 순환적 약세시장의 의미부터 정의하자. 나는 주요 주식의 평균 주가가 최소한 40% 이상 떨어지며 이 하락이 최소 3년부터 5년까지 계속 되는 시장을 추세적 약세시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뒤이어 거품이 완전히 걷힐 때까지 이 하락의 여파가 여러 해 동안 계속된다. 이 기간 동안에 순환적 강세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추세적 강세시장이 시작되고 주가는 이전의 최고점들을 넘어서서 새로운 천장을 향해 치솟는다.
이에 비해서 순환적 약세시장은 주가가 1년에 15%에서 40%까지 떨어지는데 이 기간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공황은 기간이 매우 짧다. 추세적 약세시장을 정의하는 데 기간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면 지속적으로 진행된 고통과 시간이 경제 행위를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의를 내릴 때 20세기 미국에서 추세적 약세시장이 두 차례(1929~1938년, 1969~1974년) 있었고 공황이 최소 세 차례(1916년, 1929년, 1987년) 있었으며 일반적인 순환적 약세시장은 25번 있었다.

일본과 미국의 강세시장과 거품

일본과 미국의 강세시장과 거품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추세적 강세시장에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2000년의 미국은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지던 때였다. 거품이 꺼지면서 엄청난 부가 사라져 버렸고 경긴ㄴ 후퇴했다. 일본에서는 미국과 달리 거품이 꺼지면서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도 폭락했다. 1990년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터무니없을 만큼 높았다. 예를 들면 일본 제국호텔의 부지 가격이 캘리포니아 주 전체 부동산과 맞먹을 정도였다. 일본에서 거품이 꺼나고 나자 국가의 자산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미국에서는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한 주식 손실은 내수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상쇄되었다. 이것이 미국과 일본의 차이였다.
고정 자산에 대한 가격이 큰 폭으로 계속 오르면서 대출금을 이용한 투기가 줄을 이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일본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줌으로써 수익을 올리려다가 결국 자기 발에 걸리고 말았다. 그 결과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악성 채무가 청산되지 않자 일본의 은행 체계는 심각한 기형 상태에 빠졌다. 이런 상황은 다시 디플레이션을 유발시켰고 일본의 경기 침체는 훨씬 더 길고 깊은 고통에 빠졌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은행들은 마침내 다시 일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허약한 상태이며 악성 채무 문제는 아직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미국과 일본의 거품을 비교하면 또 하나의 큰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기술주와 인터넷주로 돈이 몰렸다는 사실이다. 이런 돈은 기본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에 비록 많은 돈이 사라져 버리기는 했어도 투자금을 확보한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불었던 열풍은 거의 예외 없이 소위 ‘재테크’라는 이름으로 금융 쪽으로만 몰렸고 이 자금이 생산적인 방향으로는 기여하지 못했다. 여기에 일본의 은행들도 깊숙히 물려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은행들은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 상대적으로 훨씬 건강한 상태이다.

시장이 극단으로 달릴 때 개미 군단은 늘 잘못된 선택을 한다

메릴 린치는 네 개의 주요 체감적 지표들을 백테스트하는 멋진 연구를 했다. 이 연구를 통해서 드러난 사실은 이 지표들이 비록 최저점을 예측하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최고점에 대한 예측력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모건 스탠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VIX지수를 분석한 뒤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이 지수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사람들이 매우 만족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강세시장이 예견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모건 스탠리가 이 지수의 예측력을 백테스트로 확인하기 위해 분석했는데, VIX지수는 최고점이 어느 시기에 도달할 것인지 예측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투자 격언들도 마찬가지다. 그냥 격언일 뿐이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정확하게 시기를 예측하는 마법의 거울 같은 건 없다. 또 하나의 체감적 지표는 언론이다. 언론은 언제나 변함없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보다는 이미 과거에 일어나서 엄청난 바장을 불러일으킨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게 훨씬 더 좋은 이야깃거리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위크="">의 특집기사는 오랜 세월 동안 반대 지표로서의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해 왔다.

집단 순응주의와 개인의 판단

비록 이런 집단의 순응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대응책이 몇 가지 있긴 하지만 지성을 갉아먹고 마비시키는 암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은 자각하고 주의하는 것이다. 재니스가 이 질병의 증상으로 든 몇 가지 사례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투자자가 정보를 얻는 경로

투자자가 받는 정신적 상처

  1. 투자가는 오로지 가장 최근에 기록한 수익률로만 평가를 받는다.
  2. 모든 직원들이 인력 관리부의 공문에 따라서 권한을 부여받는 대형 투자회사에서 일하는 투자가이고 또 부하 직원들을 들들 볶아 대는 유형의 투자가라면 끊임없이 좋은 수익류류을 기록해야 한다.
  3. 대부분의 회사에서 경영진은 투자 수익률은 순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위대한 괴짜는 늘 자기 길을 간다

대형 투자사가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빨려 들어갈지도 모를 위험에 맞서서 싸울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목표는 수익률을 높이는 것과 유능한 투자가를 확보하는 것이다. 관료적인 부서가 존재하고 포트폴리오 운용자에 대한 보상으로 돌아가야 할 몫이 잠식 당할 때 최고의 운용자들은 부티크나 헤지펀드로 떠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가면 그들은 쓸데없는 일에 훨씬 덜 휘둘리며 더 많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따라서 더 많은 보상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투자가들이 빠져나갈 때 대형 투자사들은 그만큼 고객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자산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류 투자가들만 득실거리는 비대한 공룡이 될 것이고 결국에는 기관투자가들도 떠나 버려 수수료로는 비용도 감당하지 못할 처지가 되고 말 것이다.

거품의 두 가지 유형: 나쁜 거품과 매우 나쁜 거품

거보다 나은 쪽의 거품은 기술, 철도 그리고 금융시장(주식과 채권)으로 설정된 고정 자산 등처럼 생산적인 자산의 유가증권에서 일어나는 거품이다. 보다 나쁜 쪽의 거품은 튤립, 도쿄 골프 회원권, 부동산 혹은 은행 대출의 담보로 사용될 수 있는 모든 비생산적인 자산들에서 발생하는 거품이다. 모든 거품 가운데 가장 위험한 거품은 국민의 다수를 소용돌이 속으로 휘몰아 넣는 거품이다. 주택과 관련된 부동산 거품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견: 나는 비트코인 또한 비생산적인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그 거품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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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aekyoung Kim on 23 June 2018